본문내용
Ⅰ. 서론작가의 역할을 ‘백금’에 비유했던 T. S. Eliot의 ‘몰개성론’에 따르면, 시인은 스스로의 경험적 자아를 철저히 억제하고, 시적화자와 일정한 거리를 두어 독자로 하여금 글이 제시하는 분위기에 따라 일정한 감정을 얻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비유는 반응 후 남게 되는 결과물에도 그 성분이 남아있지 않고, 그 자체의 중량에도 가감이 없는 ‘촉매제’로써의 ‘백금’이 가지는 특성에 착안하여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창작’의 순간, 시인 주변의 상황, 시인이 가지는 영감, 그 모든 재료들을 ‘형이하’의 세계로 끌어내려오는 ‘언어’가 어우러져 일어나는 ‘화학작용’은 그 실험 자체를 작가가 의도하고 이끌어왔다는 점을 생각해보았을 때, 과연 ‘시작(詩作)’에 있어서의 ‘몰개성’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이미 그 주제의 형성에 있어서 작가의 가치 판단은 이루어 져 버렸을 것이며, 제 아무리 중립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하더라도 세상의 만 가지 일 중에서 당해 주제를 언급하고 있는 사실 자체가 이미 개인의 주관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인은 그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속에서 그가 하는 말들이 ‘시’가 될 수 있고, ‘예술’이기 위하여 나름의 기준을 가져야만 할 것이며, 그 기준에 따라 ‘시인’이라는 사회적 지위가 가지게 되는 책임이 생겨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는 1960년, 우리 문단을 이끌었던 순수/참여 논쟁을 떠올려 보았을 때, 그 치열했던 공방의 양상을 어느 쯤은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의 ‘앙가주망’에 대한 우리 사회로의 해석 및 적용을 두고 벌어진 이 논쟁은 백철, 조연현, 선우휘, 김양수, 원형갑의 순수문학론 측의 입장과 김순남, 임중빈, 이호철, 임헌영, 박태순, 최일수, 김병걸, 장백일, 백낙청의 참여문학론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 후 이와 같은 논쟁은 대중적 인지도를 가지고 있던 이어령이라는 비평가와 4.19와 더불어 사회의 모순을 고발하고자 노력하던 김수영이라는 시인의 이른바 ‘불온시 논쟁’으로 이어져 그 대미를 장식하게 되었는데, 이 논쟁은 문단뿐만 아니라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켜 순수/참여의 양 축을 상징하는 하나의 기표로 작용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상징성은 지금까지도 이분법의 논리에 짜 맞추어져 김수영은 대표적인 ‘저항 시인’이자 ‘참여 시인’으로, 이어령은 꼿꼿한 순수예술지상주의자로 규정지어 그 사이에 경계선이 있는 ‘대립항’으로 인식하게 하고있다. ≪ … 중 략 … ≫ Ⅲ. 불온시 논쟁 1. 불온시 논쟁의 전개 불온시 논쟁은 이어령이 「‘에비’가 지배하는 문화-한국문화의 반문화성」, (『조선일보』, 1967.12.28)을 ‘조선일보’에 게재하고, 김수영이 「지식인의 사회참여-일간신문의 최근 논설을 중심으로」, (『사상계』, 1968년 1월호)라는 글을 ‘사상계’에 실어 위의 논고를 반박하는 구도로 시작되었고, 이후 다음과 같은 순으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며 이 논쟁을 전개하였다.
목차
Ⅰ. 서론Ⅱ. 두 문인의 진정한 문학관 Ⅲ. 불온시 논쟁 Ⅳ. 불온시 논쟁의 해석 Ⅴ. 불온시 논쟁의 현대적 의의 Ⅵ. 결론 |